빼곡하게 채워진 아파트와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세탁소, 미용실 사이에 보이는 이 곳. 빨간 벽돌의 외관이 인상적인 카페 '리시트'가 보인다. 한적한 평일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 따뜻하게 떨어지는 햇살과 함께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커피향에 동네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4호점을 낸 ‘리시트’ 카페는 하나의 브랜드로 탄생하게 된 거 같아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나요?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바리스타와 손님의 친구 같은 관계를 지향하는 리시트입니다. 단순히 카페라는 공간을 넘어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 또한 저희의 임무라고 생각하기에 항상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어요. 뜻을 같이하는 직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이벤트를 기획하고 개선사항을 체크하는 등 리시트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대구 수성점(4호점)을 오픈해서 대구에 네 곳의 매장을 운영 중인데, 정말 감사하게도 2년 남짓의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안주하는 순간 도태된다고 생각해요. 이건 제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속 나아가고자 해요. 단기적인 목표로는 원두와 디저트, 굿즈 등 저희 제품들을 좀 더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확장하고자 하며, 최종목표는 전국구 커피회사입니다.



지금의 리시트 탄생 비화가 이곳은 어떤 공간인지 소개해 주세요.

첫 매장 고성점을 오픈하기 3~4년 전부터 이 일을 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시간적인 여유가 전혀 없었기에 엄두를 낼 수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시간이 생겨서 매장을 알아보게 됐는데, 신축 아파트 앞 깨끗한 도로 건너편의 빨간벽돌 주택을 보고 반해서 고민 하지않고 바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2020년에 첫 리시트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막상 준비하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취미로 즐겨 했던 베이킹과 좋아하는 커피, 제가 갖고 있던 가구와 소품으로 나만의 공간을 꾸미며 설레었던 기억이 더 크네요. 이 공간이 커피와 디저트만을 판매하는 카페가 아니라 손님들과 기분 좋은 인사와 일상을 공유하는 편안하고 유쾌한 카페가 되기를 바랐는데 시간이 지나며 단골손님이 늘면서 제가 그려왔던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같은 카페이지만 지점마다 다른 매력들이 있어요. 최근 새롭게 오픈한 수성점만의 새로운 모습이 있을까요? 특히 이번에 방문한 수성점은 한적한 오후와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담고 있는 거 같아요.

수성점은 아침과 저녁의 분위기가 달라요. 아침과 낮에는 직장인들과 동네분들이 첫 커피를 마시러 오시거나 강아지랑 산책을 하면서 방문하시기도 해서 저도 여기 동네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아요. 저녁에는 주로 일과를 마치고 하루를 마무리하거나 저녁 약속 목적으로 오시는데 낮과는 또 다른 차분함과 편안함이 있어요. 일하면서 시간대별로 저의 톤 앤 매너가 달라지는 게 재밌는 곳입니다.

그리고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디저트인 크럼블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애플 시나몬을 좋아하는데 과일을 좋아하면 바나나와 블루베리를, 기분에 따라 달달함을 원하면 라즈베리 초코를 추천드립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기분이 아주 좋아져요. 음료 메뉴도 카라멜 크림 라떼, 오레그랏세(연유라떼), 미숫가루를 추가해서 다른 매장보다 좀 더 다양한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뿌듯합니다.

리시트만의 분위기는 물론 커피와 디저트까지 다 맛있는 거로 유명한데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거나 일할 때 어떤 곳에서 주로 영감을 받으시나요?

카페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브랜드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그리고 카페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의류 사업에서의 경험을 많이 적용하고 있어요. 사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카페, 옷, 가구, 소품 등 상품이 다를 뿐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내는 것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어요. 그 선택을 위해 현재로서 리시트가 추구하는 방향은 맛과 편안한 공간입니다.

다른 카페들을 보고 영감을 많이 받으실 줄 알았는데 의외의 분야에서 영감을 받고 이를 카페에 적용하신다니 색다른 것 같네요. 가장 궁극적인 소비자 관점에서의 고민이라니 왜 리시트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지 알 거 같아요. (웃음)

나인어코드의 Horn ELISA 모델을 왜 선택했는지 궁금해요.

평소 편안한 분위기의 캐주얼룩을 자주 입어요. ‘Horn ELISA’는 뿔테안경이라 심심한룩에 포인트도 주지만 의외로 사각 쉐입이 제 얼굴형과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웃음) 아무래도 활동성 높은 일을 하다 보니 착용감에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데 평소 착용하던 뿔테보다 가볍고 얇아서 요즘 자주 손이 가는 모델이에요.



리시트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순간이나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으셨을까요?

리시트의 첫 오픈 기점이 코로나 시기였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뿌듯하고 기분이 좋은 순간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 일하다 보니 밥을 잘 못 챙겨 먹기도 하고 지치는 순간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자주 오시는 손님들이 건네주는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먹을 것도 가져다주시고 서로 응원도 하는 그 순간들이 너무 따듯했습니다. 찾아와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위로까지 받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매일 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껏 그랬듯이 앞으로도 손님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리시트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더 고민하고 움직이겠습니다.